발상과 개념이 중요하다. 그러나 조형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아니 조형성이 전제되어야 그 개념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작품을 작품답게 만들어주는 일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자신의 모든 작품은 미술관 공간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했다.

나는 개념미술의 이면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형식도 중요하다. 의미가 좋다고 모든 것이 용납되는 것은 아니다. 환경단체의 시위는 최소한 전략에서 실패했다.

격조가 있다는 말은 단순히 세련되고, 멋이 있다는 것이 아니다. 목적에 맞는 옷차림을 할 줄 알고, 상대에 따라 언어를 골라쓸 줄 안다는 말이다. 미술도 그렇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걸맞는 형식을 취할 줄 알아야 한다. 때로는 특별한 메시지가 없어도 보기에 좋으면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다. 어찌되었건 눈으로 감상하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보기에 좋고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면 오히려 작가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해석이 작품을 보다 풍요롭게 해줄 수 있다. 장 클로드 부부의 맨하탄 공원을 수놓은 문 프로젝트가 그렇다.

Barbara Kruger, <I shop therefore I am?, 1990, MoMA
Barbara Kruger, <Your body is a battleground>, 1989, The Bro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