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도미술관의 《백화요란 - 바다를 건넌 에도 회화》 전시를 볼 때 알아두면 좋은 점

도쿄도미술관의 《백화요란 - 바다를 건넌 에도 회화》 전시를 볼 때 알아두면 좋은 점

일본 미술의 명품을 보려면 일본 외에 어디로 가야 할까요?

아마 많은 분들이 파리를 먼저 떠올릴 겁니다. 실제 19세기 후반의 프랑스 미술은 '자포니슴(Japonisme)'이라는 용어가 확립될 정도로 일본 미술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현재 파리의 기메미술관은 유럽 최대의 아시아미술 컬렉션을 자랑하고, 일본미술만 1만 점이 넘습니다. 우리나라 미술품도 많이 소장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일본미술 컬렉션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런던과 보스턴입니다.

영국박물관의 일본미술 컬렉션은 약 4만 점 규모로, 일본 외에는 가장 포괄적인 컬렉션 중 하나로 꼽힙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건 우키요에(浮世絵)입니다. 미국 보스턴미술관 역시 일본 밖에서 손꼽히는 일본미술 컬렉션을 갖춘 곳입니다.

즉, 프랑스에서 일본 미술의 유행이 시작되어 여러 수집가들에 의해 런던, 보스턴 등 다른 도시로 확산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7월 25일(토)에 우에노에 있는 도쿄도미술관에서 <대영박물관 일본미술 컬렉션: 백화요란 - 바다를 건넌 에도 회화> 특별전이 시작됩니다. 개관 100주년 기념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는 더 이상 ‘대영박물관’이라고 하지 않고 ‘영국박물관’이라 하는데 일본은 아직 섞어쓰는 중입니다.

이번 전시는 영국박물관이 소장한 일본 미술 4만 여 점 중에서 엄선한 200여 점을 선정해서 소개하는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전시 섹션별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섹션 1. 일본 미술을 한 자리에 모으다.

영국박물관의 일본 미술 컬렉션 형성에 기여한 인물 다섯 명을 소개하며, 컬렉터의 각기 다른 취향과 그에 따른 소장품이 무엇이었는지를 소개합니다.

섹션 2. 고향으로 돌아온 그림들

마루야마 오쿄(円山応挙), <호랑이가 새끼를 건네는 그림 병풍(虎の子渡し図屛風)>, 1782-1782, 영국박물관

이 전시가 초점을 맞춘 것은 '첫 귀향'에 있습니다. 영국으로 건너간 뒤 처음으로 다시 일본에 돌아온 작품들이 오거든요. 물론 반환은 아니고 대여해서 전시하는 거에 불과한데 의미를 이렇게 부여했습니다. 마루야마 오쿄(円山応挙)의 <호랑이가 새끼를 건네는 그림 병풍(虎の子渡し図屛風)>가 대표작입니다.

영국 조지 왕자, 구보타 베이센(久保田米僊), <반딧불이 그림(蛍図)>, 1881, 영국박물관

그리고 눈길을 끄는 건 합작입니다. 훗날 영국 국왕 조지 5세가 되는 조지 왕자와 화가 구보타 베이센(久保田米僊, 1852-1906)이 함께 그린 <반딧불이 그림(蛍図)>입니다. 왕자가 점들을 찍고, 화가가 그걸 반딧불이로 완성했습니다. 외국의 왕자와 화가가 붓을 나눠 든 이 작품은 영국박물관 일본 미술 컬렉션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섹션 3. 판화로 제작한 우키요에와 직접 그린 우키요에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 <만물회본대전도(万物絵本大全)>의 밑그림, 1820-1849경, 영국박물관

에도시대를 대표하는 우키요에 화가 8인의 판화가 나옵니다. 여기에 기타가와 우타마로(喜多川歌麿),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 가와나베 교사이(河鍋暁斎)의 육필화(肉筆畵, 붓으로 직접 그린 우키요에)가 더해집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우키요에는 여러 장 찍어낸 판화지만, 육필화는 유일한 한 점이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있습니다. 원래 우키요에가 처음 유행할 때도 육필화로 시작했습니다. 대량 복제된 이미지 뒤에 가려져 있던 화가의 화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키요에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섹션 4. 150년 만의 재회

<추동화조도 후스마(秋冬花鳥図襖)>, 17세기 초, 영국박물관
<춘경화조도 후스마(春景花鳥図襖)>, 17세기 초, 개인소장

바다를 건너갔던 후스마에(襖繪, 미닫이문에 그린 그림)가 약 150년 만에 다시 만납니다. 후스마에는 본래 한 세트로 그려지지만, 팔려나가는 과정에서 뿔뿔이 흩어지는 일이 잦습니다. 헤어졌던 화면들이 한 공간에서 재회하는 장면은 이 전시가 교류와 재회, 그리고 귀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을 압축해 보여줍니다.

그리고, 손안에 담긴 파도

전시를 다 본 뒤에는 전시회에서만 판매하는 <The Great Wave 쿠키 캔>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쿠키 캔은 호쿠사이의 <가나가와 앞바다의 파도 아래>를 유리화로 옮기고, 측면에는 출품작을 본뜬 우키요에 타일을 28칸 격자로 배치했습니다. 모두 다른 그림들입니다. 바다를 건너 돌아온 작품을 전시로 보고, 나갈 때는 작은 캔으로 손에 쥐고 가게 하는 셈입니다

전시는 7월 25일(토)부터 10월 18일(일)까지 도쿄도미술관에서 열립니다. 우에노에는 도쿄국립박물관, 국립서양미술관을 주로 가는데 이번에는 도쿄도미술관도 방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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