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묵화를 볼 때는 이것도 찾아보세요.
이 작품은 일본의 기쓰산 민초(吉山明兆, 1352-1432)가 그린 <하마선인도>입니다. <달마도>, <철괴선인도>와 함께 세트 작품입니다. 민초는 중국 송 · 원나라의 그림을 수용해서 자신의 회화를 완성한 화가입니다.
옷주름을 보세요.
옷주름은 몸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그립니다. 팔이 여기서 꺾이고 무릎이 저기서 솟았다는 것을 필선이 그 굴곡을 따라가며 사실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런데 민초의 필선은 다릅니다. 옷자락이 몸의 굴곡과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리드미컬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무엇을 그리려는 선이라기보다 선 자체가 즐거워서 움직이는 쪽에 가깝습니다. 나뭇가지도 마치 춤추듯 그려져 있어 경쾌함이 느껴집니다.
이걸 두고 '묵희(墨戱)'라고 합니다. 먹을 즉흥적으로 자유롭게 즐기듯 표현했다는 의미로, 일본에서는 선종의 사상과 깨달음을 이런 즉흥성과 파격성이 담긴 묵희로 표현했습니다.
수묵화를 볼 때 무엇을 그렸는지와 별개로 필선이 어떠한지를 보세요. 대상을 충실하게 설명하는 필선인지, 아니면 필선 그 자체의 리듬이 살아있는지를 보면 작품의 생동감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됩니다.